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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괴사한 사유를 끌어안고 @이승민


 마상(馬上), 노상(路上), 측상(廁上), 침상(枕上)에서 가장 많은 사고를 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오늘날 마상(버스 혹은 지하철), 노상, 측상에서의 이지(理智) 스마트폰의 CPU가 대체하고 있는 게 아닌지.


  흰색 번들 이어폰으로 귀를 막은 채 먼 세계를 관측하기 위해 바로 앞의 세계엔 눈을 닫는다. 최소한의 사유마저 괴사한 변사체가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가 된다는 것은 결국 상념들을 유기하고 하루하루 호흡만을 한다는 것.


  '편안히 지내면서도 좋은 말과 좋은 일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백년을 산다해도 하루 살지 않음과 같다' 홍자성의 어록 '채근담'에 기술 되어 있다. 이제, 타인의 생각을 읽기만 하며 허송세월 하는 것은 그만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