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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현 입시제도에 대한 생각 @오우택


● 수시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

 

1. 고교 4년화를 방지하기 위해


 재수생들은 수시로는 가망이 없고, 오로지 정시만 보며 1년간 공부를 해야 하는데, 과연 그런 사람들을 현 재학생들이 이길 수 있는가, 에서 절대 다수가 재수생에게 지게 된다. 그러면 또 그 재학생들은 재수생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다보면 고3이 수능 공부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고4로 연장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메가스터디나 대성학원과 같은 재수학원들이 막대한 수입을 얻게 될 것이고, ‘어차피 다들 재수하는데 나도 재수해야지 뭐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며 고등학교 시절을 낭비하게 된다.

 

2. 부족한 점이 많은 공교육으로 인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좋은 제도이고 정시가 수시보다 좋은 인재를 뽑을 수 있는데 왜 수시 비율을 높이냐’. 수시는 공교육이 사교육에 밀려 그에 대한 대비책으로 생겨난 제도다. 만약, 공교육의 질이 사교육처럼 높았다면, 정시비율을 높이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보았을 때, 사교육에 밀려서 학교 수업만으로는 수능 공부를 못 한다고 토로하는 학생들이 대다수인데다가 그 학생이 정시를 준비한다면 거의 모두가 학원이나 과외와 같은 사교육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사교육보다 학교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내용이 들어간 내신이 강조되는 수시의 비율이 높아지면 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무시하지 못하고 열심히 들을 것이다.

 

3. 성실한 인재를 뽑기 위해


 수시에서는 학생이 3년 동안 보는 내신을 반영해 대부분을 뽑는다. 그런 인재들은 애초부터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3년 동안 끊임없이 공부를 한다. 게다가 그런 습관이 몸에 배이면 대학에 가서도 열심히 공부를 할 것이고 졸업한 뒤 취직을 할 때도 면접관이 그런 부분을 좋게 평가할 것이기 때문에 학교의 명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수시는 점점 확대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성실하지만 내신이 부실한 학생들을 위해 입학사정관제 또한 만든 것이다. 아직은 입학사정관제가 정착이 되어가고 있는 시기라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점차 보완해 가면서 꿈과 열정은 있지만 내신이 조금 부족한 학생들을 더 많이 뽑게 될 것이라 예상된다.

 


● 입학사정관제도의 평가 방식

 

1. 학교생활기록부 비교과 영역

 

 학교생활기록부는 학생의 고등학교 생활 전반에 걸친 다양한 교육적 경험을 누적하여 기록해 놓은 것으로 교과 영역과 비교과 영역으로 구분된다. 비교과 영역은 인적사항, 학적사항, 수상경력, 자격증 및 인증 취득사항, 진로지도사항, 재량활동, 특별활동상황, 교외체험학습사항, 독서활동상황,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 등으로 분류되어 있다. 학생부는 대입 전형에서 중요한 전형 요소가 됨에 따라 점차 학생을 평가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신뢰성 있는 자료로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각, 조퇴, 결석 등을 기록한 출결사항은 학생의 근면성과 성실성을 확인 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학생의 자기관리능력을 파악할 수 있다. 수상경력은 학생이 고등학교 생활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했는가를 알 수 있는 항목으로, 학생의 적성이나 모집단위에 관련된 특성을 확인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이 항목을 평가할 때는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에서 알 수 있는 학생의 관심사항이나 주요 활동과 연관을 지어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교과우수상의 경우는 이미 교과성적 평가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이 있으며, 학교에 따라 수여 기준도 다른 경우가 많으므로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 밖에도 봉사상, 선행상, 효행상, 교육감상 등과 같은 수상경력이 평가에 반영되어야 한다면, 학생의 구체적인 상황이나 활동과 관련되어 수여된 것이 분명히 확인 되는 것으로 한정해야 할 것이다.


 특별활동 상황은 자치활동, 적응활동, 계발활동, 봉사활동, 행사활동의 5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기소개서나 추천서와 연계하여 학생이 활동에 참여하게 된 동기, 활동내용, 성과 등을 파악하려 노력해야 한다. 또한 활동의 진정성을 평가하기 위해서 지속성까지 살필 필요가 있다. 리더십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영역인 자치활동은 학급 회장, 학생 회장, 동아리 대표 등의 맡은 역할의 수를 중시하기보다 그 역할을 어떤 동기와 노력을 통해서 맏게 되었고 활동기간 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입시에서 봉사활동이 부각되면서 봉사시간을 늘리기 위한 형식적인 봉사가 증가되었다고는 하지만 봉사정신을 실천하는 활동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봉사활동을 평가할 때는 무엇보다 학생이 실시한 봉사활동이 의미 있고 실질적인 것이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독서활동은 입학사정관제 실시 후 학교생활에서 가장 많이 변한 것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학생부의 독서활동은 기록된 자료만으로 실제 독서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서류평가로만 독서 활동을 평가한다면 신중해야 할 것이다. 면접평가의 자료로 활용을 하거나 다른 방안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학생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를 담아내는 영역이다. 입학사정관제가 실시되기 전까지는 예시문을 복사해서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 내용이 정형화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즘 이런 형태들이 많이 개선되어가고 있다.

 

2. 자기소개서


 자기소개서는 학생이 어떠한 자질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자료이다. 학생부의 기재 내용이나 단순한 활동 목록으로 알 수 없는 학생의 새로운 면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대학마다 전형별로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상은 다르지만, 대게는 학생의 교과 외 활동 영역, 장래 목표 및 진학 동기, 개인적 자질과 그 것을 계발하기 위한 노력, 개인적 환경이 미친 영향 혹은 위기 극복 경험 등과 관련된 몇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자기소개서를 평가할 때 우선 학생이 다른 학생과 차별적으로 가지는 특징이 무엇인지를 살펴야 한다. 고교 재학 중에 무엇에 관심을 가졌는지, 어떠한 활동을 했는지, 주도적으로 참가한 활동이 있다면 그 것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 활동을 지속하면서 갖게 된 생각이 무엇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특정 교과에 관련된 성적에 치중하거나 관련 활동 내역을 단순하게 반영하기보다는 학생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장점을 찾아주려는 노력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또한 학생이 처한 환경에서 그 것을 활용하여 더 좋은 성과를 보였는지, 어려운 환경에 처한 경험이 있다면 그 것을 극복하려는 긍정적인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를 심화해야 하는 이유

 

 현재 교재도 줄어든 상황에 만점자가 1%가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상당히 치열한 입시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수능보다는 핵수능이 수험생 입장에서는 훨씬 유리하다. 극단적으로 사교육을 근절시키겠다는 가정 하에, 차라리 필자였다면 EBS 100% 출제를 선언하고 핵수능을 택했을 것이다. (적어도 교육에 대해서는 공평할 테니 말이다. EBS는 무료로 들을 수 있고 교재 또한 저렴하기에 교육의 평등성은 확보되며, 핵수능일 경우 노력한 자에게 그만큼 보답을 주는 결결과 나올 테니 말이다.)


 필자는 아무리 무식한 방식의 암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교재를 암기했다는 것 자체가 성실함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 수험생은 암기를 통한 공부를 택하고 막대한 시간을 공부에 투자해 EBS 교재를 여러 번 반복해 풀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수능은 노력한 자를 불리하게 만든다. 교육에서부터 조금 노력하고 최대한의 이익을 뽑아내려는 기회주의자들을 양성할 것인가? 그리고 노력한 자들에게 자신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세상은 이런 식으로 나보다 노력을 덜 한 사람을 나보다 더 대우해주는 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은 것인가? 기회주의자에게는 노력한 자와 같은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게 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다. 적어도 교육에서만큼은.


 마지막으로 물수능이 되면 수험생에게 관건은 논술인데, 필자는 논술이야말로 공교육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