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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앨범리뷰]Pete Doherty-Grace/Wasteland @최승호

(Peter에서 R은 단지 페이크다.)


 이미 밴드에서 활발히 활동하고있는 아티스트가 솔로 앨범을 낸다면, 보통 원래 밴드에서 하던 결과물들과는 많이 다르고 또 좀 부족한것이 사실이다.(더 좋으면 이기주의의 극치라는 말만 들을듯싶다)


 이런 틀에서 고려할떄, 피트도허티의 솔로 앨범이 베이비샘블스의 음악보다 낫다고는 확언할 수 없는것이 당연하다. 기본 편견 뿐만아니라, 메탈리카와 비틀즈를 비교하는것과 같이, 일단 두 음반의 성향 자체가 상당히 다르기 떄문이다.


 멜랑꼴리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제법 과격하게 사운드를 전개했던 베이비 샘블스에 비해 피트 도허티의 솔로 앨범은 차분한 어쿠스틱 기타를 베이스로 깔고 그 위에 현악세션을 도입하는등 베이비샘블스의 음악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 그러나 피트 특유의 비터 스위트한 감성은 그대로 유지하고있고 세션 멤버를 베이비샘블스 멤버들로 거의 채우면서 설혹 약간 거리가 있을지라도 큰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앨범은 베이비 샘블스, 리버틴즈의 음악들을 전부 어쿠스틱으로 바꾼 느낌보다는,뚜렷한 멜로디가 드러나지 않아 약간 부조화스러운 편이다. 그러나 재밌는 것은 오히려 그런 부분이 앨범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고,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상당히 독특하게 만드는데 일조한다는점이다. 또한 전체적으로 좀 음울하고,팝적인 느낌을 주고 있진 않지만, Sheepskin Tearaway,나 1번트랙의 Arcady 는 절로 탄성을 지를만큼 아름다웠다. 음반만 들어도  비 내리는 런던이 절로 연상된다랄까. 


 아마 이렇게 조용하고 난잡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앨범에 대한 집중도를 잊지않고 들은 앨범은 이 앨범이 처음일듯 싶다. 그만큼 의외의 재즈풍의 곡,달달한 발라드 등 포크락을 기반으로 하는 음반 치고는 보여줄걸 다 보여준 앨범이고,잘 드러나 있지 않은 달콤한 멜로디는 오히려 앨범을 무한 재생하게끔 만들고 있다. 데뷔한지 10년이 다되가는 뮤지션의 외도치고는 아주 훌륭하다, 솔직히 별 기대는 안했지만 기대를 했었어도 만족할만한 음반이다.

(부클릿은 내가 가지고 있는 앨범중 역대급으로 뽑고도 남는다!)


평점 : 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