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스탠포드 실험 광고)
3년째 직장이 없는 로버트 씨는 겉으로만 구직자일 뿐, 사실상 백수 신세다.
여느날과 다름없이 신문의 구직 란을 읽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주제 : 환경 조작에 따른 심리변화
기간 : 2주간 진행
모집 인원 : O 명
지급금액 : 하루 15달러씩 지급
조건 : 정신 병력 없을 것, 범죄 이력 없을 것, 경제 수준, 지능, 건강 모두 평범할 것
'일당이 15달러라니! 게다가 2주씩이나 지긋지긋한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다!'
시간을 때우면서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그는 당장 짐을 싸 들고 스탠포드 대학교로 향한다.
입구부터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다들 진짜 할 일 없나 보다, 하는 생각으로 로버트 씨는 자신의 순서를 기다린다.
'78번 대기자 분, 들어오세요'
방으로 들어가자, 왠지 축구 팀 감독을 하며 지구를 구할 것만 같이 생긴 남자가 앉아 있다.
(아이언맨 + 베니테즈인 듯한 '필립 짐바르도', 감옥 실험의 주최자이자 유명한 심리학자다)
"실험에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얼핏 봐도 멀쩡하게 생기셨으니 실험하실 때 큰 문제는 없으실 것 같지만, 그래도 기본 검사는 받으셔야 되고... 검사 통과하시면 다음주 토요일에 여기로 다시 오시면 됩니다. 실험 내용은 그 때 자세히 알려드리죠..."
'저 사람, 뭔가 기분 나쁘게 생겼다.'
떫떠름한 느낌을 뒤로 한 채, 로버트 씨는 기본 신체 검사를 받는다. 결과는 당연히도 합격. 그는 토요일이 기다려 진다.
기다리던 8월 14일, 토요일이다. 로버트 씨가 방 복도에 들어서자, 그 때와 비교하면 수가 확 줄어든, 24명의 사람들이 있다. 방 안에서 남자가 나온다.
"실험 참가자로 뽑히신 여러분, 모두 반갑고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실험 내용과 룰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지하에 마련된 감옥, 아니 그러니까... 실험실로 이동해서 실험에 참여하시게 됩니다. 24명의 참가자 분들 중 9명은 교도관 역할, 9명은 죄수 역할, 나머지 6명은 대기자 역할을 맡게 되실 겁니다. 간수 역을 맡으신 참가자 분들께는 교도관복, 곤봉 등이 제공되고, 죄수 역을 맡으신 분들께는 죄수복이 지급됩니다. 그리고 각자 주어진 역할에 맡게 행동하시면서 '게임' 을 하는 겁니다! 교도소 게임을 말이죠! 자신이 죄수인 듯, 교도관인 듯 행동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남자의 설명이 끝나자, 로버트 씨를 비롯한 24명의 표정이 굳어졌다.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죄수 역할을 하고 싶진 않아서일 것이다.
(누구든 걸리면 가차없죠)
제비를 뽑은 사람들의 얼굴엔 희비가 갈렸다. 이윽고 로버트 씨의 차례가 되었다.
'제발... 초등학교 모범상까지 받았는데 죄수가 될 수야 없지...'
'죄 수'
제비는 매정했다.
그는 울며 겨자먹기로 하얀색 원피스 느낌의 죄수복으로 갈아입는다.
(실제 실험 장면...은 아니고 영화 장면이다)
죄수 역할을 맡은 사람들과 교도관 역할을 맡은 사람들은 서로 마주본다.
단순한 실험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죄수들은 벌써부터 교도관들의 깔보는 듯한 눈길을 느낀다.
9명의 교도관과 9명의 죄수. 그들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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