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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리뷰]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 @최승호 오아시스는 노엘의 원맨 밴드였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듯 하다. 물론 오아시스를 소위 스타디움-밴드로 이끌은데에는 프론트맨인 리암의 공이 컸었겠지만 리암 갤러거는 말 그대로 "프론트맨"의 역할만을 소화했을뿐, 세부적인 면에서는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제 오아시스는 해체했고, 노엘과 리암은 갈라섰다. 그 결과물이 선 공개된 쪽은 놀랍게도 리암갤러거의 "비디아이"였는데, 과거와는 달리 리암이 "프론트맨"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음악작업에도 깊이 참여해 노엘의 그늘을 벗어내는데 성공했음을 보여줬다.(그러나 앤디벨이 다 해먹긴 함.) 특히 비디아이는 오아시스와 차별화를 두며 아예 오아시스와의 비교를 거부했다. 그렇다면 뒤늦게 발표한 노엘갤러거의 결과물은 어떤가? 팝 앨범의 범주에서만 보자면, 이.. 더보기
[앨범리뷰]Red Hot Chili Peppers-I'm with you @최승호 노련미 넘치는 다운템포의 향신료 각종 매체에서 이 앨범에 대해 좋지 못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 앨범이 정녕 그정도로 혹평을 받을 작품인가? 그 점에 대해선 좀 의문이 생긴다, 분명 음악적 변화를 시도했고, 장조에서 단조로 옮겨가면서 예년의 톡톡튀는 느낌은 많이 줄었지만 그전의 음악에서는 쉽게 느끼지 못했던 차분하고 편안한 감성이 앨범을 감싸고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전의 펑크(Funk)풀한 음악에서 완전히 벗어난것도 아니다. 앨범의 인트로 트랙이자 베스트 트랙인Monarchy Of Roses나 박수소리가 인상적인 Look Around은 전의 곡들과 비교했을때 그리 큰 이질감을 안겨주지 않는다. 여전히 플리의 베이스라인은 생동감이 넘치며 오히려 템포가 느려지고 키(Key)가 낮아지면서 베이스.. 더보기
[앨범리뷰]Coldplay-Viva La Vida @최승호 필요 이상으로 난잡하다 처음 콜드플레이의 히트곡, Yellow를 들었을때, 본인이 느낀 감정은 라디오헤드나 트래비스의 것만 못한것이었다. 변화의 필요성을 깨달은 콜드플레이는 그 후 진화를 거듭해 '콜드플레이식' 음악을 정의해냈고 EMI와 자국언론, 애플의 후광을 뒤에 업고 월드클래스급 밴드로 성장하게된다. 그렇게 쭉 성장가도를 달리던 콜드플레이가 내놓은 2008년도 작 '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einds'는 심히 당황스럽다, 오프닝 트랙부터가 그렇다. 콜드플레이는 앨범에서 가장 중요한 첫번째 트랙을 연주곡으로 내세웠는데, 이들의 자신감을 엿볼수있는 면이기도 하지만, 연주곡 특성상 청자의 이목을 한번에 끌어잡기에는 무리가 있어, 앨범 전체의 무드를 잡아주기는 커녕 .. 더보기
현 입시제도에 대한 생각 @오우택 ● 수시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 1. 고교 4년화를 방지하기 위해 재수생들은 수시로는 가망이 없고, 오로지 정시만 보며 1년간 공부를 해야 하는데, 과연 그런 사람들을 현 재학생들이 이길 수 있는가, 에서 절대 다수가 재수생에게 지게 된다. 그러면 또 그 재학생들은 재수생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다보면 고3이 수능 공부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고4로 연장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메가스터디나 대성학원과 같은 재수학원들이 막대한 수입을 얻게 될 것이고, ‘어차피 다들 재수하는데 나도 재수해야지 뭐’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며 고등학교 시절을 낭비하게 된다. 2. 부족한 점이 많은 공교육으로 인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좋은 제도이고 정시가 수시보다 좋은 인재를 뽑을 수 있는데 왜 수시 비율을 높이냐’. 수시는 .. 더보기
고전문학을 다시 읽으며 @이승민 우리나라의 뭇 청소년들이 그러하였듯, 나 또한 유년시절 고전문학 읽기를 강요 당하였었다. 물론, 거시적 미래를 예견하면 고전 읽기는 필수불가결하다. 그러나 자의에서 비롯 된 독서와 타의에서 비롯 된 독서는 그 본질적 취지 자체가 '유희'와 '과업'으로 서로 다르며, 후자의 경우 강제성이 개재하여 책에서 흥미를 느낄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하였기에, 당시에 읽었던 문학들의 내용중 단편적인 이야기만이 뇌리에 낭자해있다. 기라성과 같은 아름다운 문장들이 해리(解離) 되어 개개이 부유하는데, 이 어찌 안타깝지 않을 수 있는가. 때문에 다시금 고전문학을 탐독해야겠단 결심이 섰고, 실제 행하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면 늦지 않은 것이다. 마땅히 읽었어야 했다는 당위성의 논리에 다시 책장을 잡지 .. 더보기
괴사한 사유를 끌어안고 @이승민 마상(馬上), 노상(路上), 측상(廁上), 침상(枕上)에서 가장 많은 사고를 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오늘날 마상(버스 혹은 지하철), 노상, 측상에서의 이지(理智)를 스마트폰의 CPU가 대체하고 있는 게 아닌지. 흰색 번들 이어폰으로 귀를 막은 채 먼 세계를 관측하기 위해 바로 앞의 세계엔 눈을 닫는다. 최소한의 사유마저 괴사한 변사체가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가 된다는 것은 결국 상념들을 유기하고 하루하루 호흡만을 한다는 것. '편안히 지내면서도 좋은 말과 좋은 일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면 백년을 산다해도 하루 살지 않음과 같다' 홍자성의 어록 '채근담'에 기술 되어 있다. 이제, 타인의 생각을 읽기만 하며 허송세월 하는 것은 그만 할 때이다. 더보기
과념을 내려두며 @이승민 먼저, 2012년 9월 2일 월요일에 기술하였던 자성록의 일부를 발췌한다. ----------------------------------------------------------------------------------------------- 일전에 '예술과 자의식의 상관관계'에 대한 글을 보았었다. 내용인즉, 자의식이 과한 이들은 말이라는 그릇에 이를 모두 담아내지 못 하여 예술 (음악, 미술, 문학 등 그 형식을 망라한)이란 외적 그릇에 과잉 된 자의식을 담는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나는, 스스로를 성찰하기 위해 집필하기 시작한 자성록이란 그릇을 투명한 유리그릇이라 여겨왔다. 나의 과오를 성찰하여 다신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하여 썼던 자성록에서조차 이를 읽을 내가 아닌 누군가를 의식하며 .. 더보기
[문학평론]샤를 루이 필립'알리스'-알을 깨지 못해 아사한 새에 대하여 @이승민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헤르만헤세의 장편소설 데미안에서 발췌한 문구이다. 알이란, 험난한 세상으로부터 비롯되는 혹한과 혹서, 태풍과 낙뢰로부터 새를 보호하는 일종의 완충재이다. 새는 이 안에서 절대적인 안정감을 느낀다. 둥지의 외연에 도사리는 온갖 위협을 괄시할 수 있을 때가 바로 이 알 안에 존재하고 있을 때이다. 그러나, 필경 알 속의 난백(卵白)은 고갈되고 새의 몸집은 비대해져 새는 알이란 좁은 세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어머니는 만인의 알이다. 그 누구도 어머니란 알이 없이는 존재 할 수 없다. 그러나, 어머니의 보호는 자식의 자립을 위하여 존재한다. 자립하지 못하면 알의 존재 의미는 퇴색된다. 새가 알을 .. 더보기
[문학평론]안톤 체호프'귀여운 여인'-허상을 실체로 가진 이의 비련 @이승민 빛이 대상을 조명하면 이는 필연 그림자를 만들어내며 그 그림자는 피사체(被射體)의 개관을 그대로 본뜬다. 그렇기에 그림자는 피사체에 절대적으로 귀속될 수 밖에 없으며 피사체의 부재는 곧 그림자의 부재를 의미한다. 또한 그림자의 형체는 세부적 묘사 없는 모사이며 본질적 실체 없는 허상일 뿐, 이로부터 의미를 찾아내려는 일을 무의미한 짓이다. 안톤 체호프의 저서 '귀여운 여인'의 올렌까는 그런, 그림자에 가까운 여인이라 부를 수 있다. 그녀는 오직 타인에게 사랑이란 조광이 비춰질 때에만 그림자로서 존재할 수 있다. 그녀의 사고, 그녀의 행동, 그녀의 모습은 모두 사랑하는 이에 대한 모사이다. 그녀는 일평생 타인에게 자발적으로 귀속된 삶을 살아왔고, 그녀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주체적 행위는 단지 사랑할 대상.. 더보기
[문학평론]어니스트 헤밍웨이'노인과 바다'-시간의 패총 너머 남아 있는 것은 @이승민 그 형태가 어떠하든, 모든 생명은 사그라진다. 특히 물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인간'이란 생명은 '항구적'이란 관형사로 수식할 수 없는 변질적 존재이다. 이러한 인간들은 자신이 걷게 될 노화라는 노정을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이 악도(惡道)의 대단원에 서 있는, 노화 된 그들의 모습을 두려워한다. 청명했던 안광은 점멸하고 명민했던 총기는 맥을 다 하며 관절은 부식하여 옅은 충격에도 무너져 내린다. 과거 뭇사람을 매혹한 폐월수화(閉月羞花)의 미색이라 할지라도 시간이란 암막이 이를 덮게 되면 그 누가 이를 알아봐 줄 터인가. 그리고 삶의 문턱에서 벗어나가게 되면 맞이하게 되는 죽음. 이 미지의 것에 대한 누미노제(Numinose) 또한 노화를 두려워 하게 하는 것의 한 요인이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중론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