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 마음 속의 악마, 루시퍼 이펙트 下 @차지훈 (감옥에서도 꼬박꼬박 일기를 쓰시는 로버트 씨) 스탠포드 실험, 일명 감옥 실험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것도 하필이면 죄수 역할로. 실험이 시작되자 교도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들의 머리에 스타킹을 씌우고 오른발엔 체인을 채웠다. 또 그들은 우리들을 부를 때 이름 대신 죄수 번호로 불렀다. 내 번호는 2314번이다. 내 이름은 로버트라고, 로버트! 장발장도 아니고 이게 뭔 굴욕인가 싶다. 특히 5401번인가 하는 죄수를 유난히도 괴롭히던데, 괜찮나 모르겠다. 아마 세상에 있는 모든 욕들은 다 들었을 거다. 속옷까지 벗겼으니, 화가 머리 끝까지 났겠지. 아, 아까 교도관놈들이 뿌린 살충제 때문에 눈이 아직도 따끔거린다. 하지만 명심하자, 이건 게임이다. 어디까지나 명문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실시하는 심리 실.. 더보기
내 마음 속의 악마, 루시퍼 이펙트 上 @차지훈 (실제 스탠포드 실험 광고) 3년째 직장이 없는 로버트 씨는 겉으로만 구직자일 뿐, 사실상 백수 신세다.여느날과 다름없이 신문의 구직 란을 읽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주제 : 환경 조작에 따른 심리변화 기간 : 2주간 진행 모집 인원 : O 명 지급금액 : 하루 15달러씩 지급 조건 : 정신 병력 없을 것, 범죄 이력 없을 것, 경제 수준, 지능, 건강 모두 평범할 것 '일당이 15달러라니! 게다가 2주씩이나 지긋지긋한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다!' 시간을 때우면서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그는 당장 짐을 싸 들고 스탠포드 대학교로 향한다. 입구부터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다들 진짜 할 일 없나 보다, 하는 생각으로 로버트 씨는 자신의 순서를 기다린다.. 더보기
실패의 예방 주사, 셀프 핸디캐핑 @차지훈 (하루에도 몇 번 씩 우리는 자기주도적 예방주사를 놓는다) 주사 맞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리 어른이라도 주사를 맞으러 갈 때는 뭐 씹은 표정이다.그런데 그렇게 싫어하는 주사를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맞는다. 그것도 스스로 알아서 말이다.무슨 얘기인지 이해가 안 간다면, 주사중독남 고등학생 다민이의 하루를 따라가보도록 하자. 오늘은 다민이의 기말고사 마지막날. 공부를 하다보니 시계바늘은 어느덧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다. 다민은 잠자리에 들며 생각한다.'지금 자면 3시간도 못 자서 아침에 늦게 일어날 것 같은데. 아 큰일났다...'하지만 아침에 눈을 떴을 때는 5시 30분. 커피를 많이 마신 탓일까, 2시간 조금 더 잤을 뿐인데 전혀 졸리지 않다. 상쾌한 기분으로 학교갈 준비를 하고 집을 나.. 더보기
피가 성격을 결정짓는다고? 바넘효과 @차지훈 (네이버 인기 웹툰 만화, )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혈액형 심리 테스트' 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A형은 소심쟁이, B형은 쿨남쿨녀, O형은 낙천주의자, AB형은 천재 혹은 돌 + I' 듣고보니 그럴싸하다. 주위를 둘러봐도, 내 모습을 봐도 대부분 들어맞는 말이다.필자는 B형이라, '쿨남쿨녀' 라는 소리를 들은 뒤로는 괜시리 쿨해지고, 다른 사람의 부탁도 마치 내 일인 양 앞장서서 도와주고는 했다.게다가 필자는 어려서부터 심리테스트라면 사족을 못 쓸 정도로 테스트란 테스트는 보이는 대로 했다.혈액형, 별자리, 좋아하는 과일부터 시작해서 손가락의 생김새를 물어보고, 눈을 1분에 얼마나 깜빡이는 지를 묻지 않나, 있지도 않은 여자친구 이름을 물어보더라.그렇게 15년, 4년 전까지 내 테스트 결과.. 더보기
힐링을 위한 톨게이트-여유가 있는 기다림 @이준형 한 소년이 나무를 기르고 있었다. 나무가 소년의 사랑을 받으며 쑥쑥 자라던 중 겨울이 찾아왔다.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겨울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눈이 내려 발목이 푹 빠질 정도로 길이 덮였고 소년이 애지중지 기르던 나무도 눈에 덮여버렸다. 소년은 나무를 걱정했다.‘이러다가 얼어죽으면 어떡하지?’ 며칠동안 소년은 안절부절 나무에 쌓인 눈이 녹기만을 기다렸다. 나무를 덮은 눈은 점점 더 굳게 자리를 굳혀가는 것만 같았다. 그 모습을 더는 지켜볼 수 없었던 소년은 집에서 따뜻하게 데운 물을 주전자에 담아와 자신이 아끼던 나무에 뿌려주기 시작했다. 나무에 쌓인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 소년은 안심했다. 그 날만큼은 소년은 편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다음날, 소년은 .. 더보기
멈추어져있던 원조 붉은악마의 시계, 다시 돌아가다 @백재민 어느 날 필자의 아버지는 엔즈시포, 에릭 게레트, 플리쳐, 얀 플레안스 같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회상했다. 82년도 월드컵 개막전에서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격파했고, 86년도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오른 벨기에는 그 당시 센세이셔널한 축구를 선보여 ‘붉은악마’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막강했던 벨기에 축구의 시계가 멈추기 시작했다. 이 시계는 2002년을 마지막으로 멈추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마지막으로, 유럽선수권대회(EURO)는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공동개최됨으로써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한 2000년도를 제외하면 1984년 프랑스 매치 이후로 국제무대에서 사라졌다. 이렇듯 벨기에의 시계가 멈춘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세대교체의 실패다. 1980년대 벨기에 축구의 .. 더보기
중국 슈퍼리그, 진짜 슈퍼리그가 될 수 있을까 @백재민 예로부터 고대 중국의 수도였던 장안은 당대 세계 최대의 도시로써 여러 나라의 상인들이 무역과 교류를 통해 최고 품질의 물품들을 사고 팔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1300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들의 이적과 루머가 일어나고 있고, 축구계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축구에서의 제일 큰 화두 중 하나는 ‘이적’이다. 시즌 전이나 시즌 중반에 자신의 팀에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를 보충하고, 재정적으로 부족한 팀들은 재정을 보충하여 서로의 이해관계를 맞추어나갈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3,4년 전부터 축구에 대한 석유갑부들의 투자가 높아짐으로써 일명 ‘오일머니’의 영향으로 많은 선수들이 사우디, 카타르 등지로 이적을 했다. 하지만 요즘 축구에서는 돈의 흐름이 실크로드를 따라.. 더보기
2시간의 감성을 읽다 @정여진 늑대소년, 이 영화는 박보영이 연기한 ‘김순이’ 라는 캐릭터가 47년이 흐른 뒤 과거를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동시에 이 영화의 색감이 달라지는데, 이 색감이 더욱 영화를 감성에 젖도록 만들었다. 60년대 고등학생 순이는 폐가 좋지 않아 시골로 내려오게 되는데, 이 곳에서 ‘늑대소년’ 송중기와의 만남도 이뤄지게 된다. 그 앞에 짚더미를 뒤집어쓰고 나타난 늑대소년의 모습은 한 마리의 짐승과 다를 바 없이 거칠었다. 하지만 점점 순이의 관심과 보살핌으로 사람이 되어가는 늑대소년의 모습은 영화 관람객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대사 없는 늑대소년이 감정 연기를 한다는 것. 힘든 일이지만 송중기는 관객들에게 그 감정을 그대로 전달할 만큼 호소력 짙은 연기를 했다. 늑대소년의 동공이 살짝 흔들리고, 입꼬리.. 더보기
만년 수험생, 한국인의 우선순위 @정여진 작년 말, 한창 ‘한국인이 피곤한 이유’ 라는 신문기사가 나와 많은 사람의 폭소를 자아낸 적 있다. 책 제목 ‘10대, 꿈을 위해 공부에 미쳐라’부터 ‘공부하다 죽어라’ 까지, 공부와 한국인의 필연적 관계가 드러난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만큼 공부에 대한 열기가 전국적으로 불타오르는 시기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열기가 불타오르면 불타오를수록, 청소년들은 아파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청소년 자살률이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청소년 행복지수는 제일 낮은 국가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간과하고 있는 사실을 먼저 짚어야 하지 않을까. 어째서 공부하는가? 어떤 청소년이든 이런 질문을 가지지 않은 적은 없을 것이다. 공부를 하는 이유를 여러 가지 제시해줄 수 있지만, 본인이 아닌 그 누구도 이유를 정확히 제시.. 더보기
공동체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정여진 최근 ‘쌍십절 괴담’이 유행한 적 있다. 10월 10일 중국인들이 인육을 먹으러 한국에 들어온다는 괴담으로, 한창 네티즌들 사이에서 힘을 얻고 있던 괴담이었다. 이는 지난 4월 수원에서 발생한 일명 오원춘 사건 이후 ‘오원춘이 인육 매매 세력의 중심에 있었다’는 의구심이 불러일으켜지며 발생하였다. 경찰은 이를 두고 근거없는 소문일 뿐이라 일축했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지 않는다. 근거 ‘있는’ 소문이라 보는 것이 맞겠다. 누구나 알고 있듯, 산업화 이후 급속도로 성장한 경제와 함께 핵가족화 현상을 지나 개인주의, 이기주의 사회로 변화하였다. 개인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사회 풍조 때문에 빠른 경제 성장은 있었을지 몰라도 도덕적 해이 .. 더보기